미국 명문대 하버드대학 한국 유학생들이 관내 청소년들을 위해 여름영어학교를 개설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. 하버드대학의 순수 국내 출신 유학생들로 구성된 모임인 흑기사(HCKISA) 회원들이 그 주인공인데 이들은 여름 방학을 이용해 지난달부터 오는 20일까지 신당동 유락종합사회복지관에서 ‘멘토링(Mentoring) 여름영어학교’를 개설하고 관내 중학생 20여명에게 무료로 영어를 지도하고 있다.
지난해에 이어 올해 두 번째 문을 연 여름영어학교를 처음부터 이끌어온 곽준엽 씨는 “여름 방학을 의미있고 보람되게 보낼 수 있는 방법을 찾다가 영어교육을 생각하게 됐다. 무엇보다 흔쾌히 영어 교사로 자청한 흑기사 회원들에게 고맙고 이렇게 즐거운 일을 할 수 있게 도와준 중구청과 유락복지관에 감사할 따름이다”고 말했다.
오는 9월 말 군입대를 앞두고 있는 곽 씨는 “올해를 마지막으로 당분간 영어학교에 참여를 못하게 됐지만 동기들과 후배들이 잘 이끌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”며 밝게 웃었다.
곽 씨의 뒤를 이어 학교장 역할을 맡게 된 공승규 씨는 “한달이라는 짧은 시간이지만 영어에 대한 자신감을 갖을 수 있다면 영어공부의 반은 성공한 셈이다. 무엇보다 재미있는 수업이 될 수 있도록 회원들 모두가 노력한다”고 말했다.
이들의 활동이 지역을 비롯해 각 언론매체를 통해 알려지면서 올해는 지원자만도 290여명이 넘어 결국 각 동사무소와 학교 추천을 받은 학생 중 20명의 수강생을 선별해야 했다. 특히 올해는 수강생들과 함께 경기도 오산으로 여름 영어캠프를 다녀오기도 했다.
“영어캠프 기간 동안 영어로만 생활할 수 있도록 했다. 처음에는 익숙치 않아 학생들이 당황하기도 했지만 캠프 마지막 날에는 대부분의 수강생들이 간단한 의사소통을 능숙하게 해내는 모습에 가슴이 벅찼다”고 말하는 이규영 씨는 “지금까지 어떤 방학보다 올 여름방학이 가장 보람있고 기억에 남는 방학이 될 것 같다”며 미소를 지었다.
흑기사 회원들은 “대단한 능력은 아니지만 내가 갖고 있는 지식을 우리나라 꿈나무들에게 가르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. 작은 소망이 있다면 우리가 가르친 아이들이 자라서 하버드대학에 들어와 우리의 뒤를 이어 흑기사로 활동할 수 있게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”고 입모아 말했다.
흑기사 회원들의 조국사랑과 봉사정신은 우리나라 유학생들에 대한 좋지 않은 편견을 갖고 있는 국민들에게 자랑스런 한국 유학생의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.